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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의 아라비안나이트


앙투안 갈랑의 <천일야화>를 읽은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너무도 재미나게 읽은 덕분에 <천일야화>를 모티브로 새롭게 해석한 양영순의 만화까지 섭렵했었는데..아라비안 나이트 속 내용을 샤갈이 그림으로 그렸다는 사실은 몰랐다.올 여름 샤갈전을 볼 생각으로 찾아보다 알게 된 책이다.어쩌면 알고 있었는데 크게 관심을 두고있지 않았던 건지도 모르겠다.무튼 샤갈의 수많은 그림 가운데 일정 작품은 아라비안나이트에서 얻은 모티브란 사실을 알 수 있었다.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면 해석이란 이렇게 다를수 있구나 라는 당연한 명제에 대한 발견이라고 해야겠다.샤갈의 그림만 보고 있노라면 도저히 저들이 서로 싸우고 있는지,혹은 자신들의 사랑을 위해 또 다른 누군가를 궁지로 몰아 넣으려고 하는지를 눈치를 챌 수가 없었기 때문에."당신과 하룻밤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겠어요.하루도 부족하고 아니 한달도 1년도 만족스럽지 않아요.남은 인생 영원히 당신과 함께 살고 싶어요.하여간 기다려 봐요.남편을 상대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당황하게 할 만한 계략을 짜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달성해 볼게요.그가 나를 의심하도록 만들어서 나와 이혼하도록 해 볼게요." 208쪽샤갈의 아라비안나이트를 읽지 않았다면 그림을 보면서 불륜을 상상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그런데 카마르 알 자만과 보석상의 아내 결말까지 읽고 나서 다시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불륜까지는 아니어도 저들의 관계가 뭔가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은 조금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도 같다.그러나..그럼에도 불륜으로 이어지는 상상은 하기 힘든 그림이다.행복해 보이지 않는 모습과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어 보이는 듯한 남자,그리고 이 행복이 영원하지 않을 거라는것을 직감하는 듯한 여인..물론 이런 텍스트를 읽었기때문에 해석이 되어진 부분이긴 하지만. 천일야화를 읽을 당시에는 크게 눈에 들어 오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렇게 사랑 이란 주제로 골라내어 다시 읽으니 새로웠다.특히 불륜의 끝을 보여준 카마르 알 자만과 보석상의 아내 편은 어디까지가 사랑이라고 말해야 하는 것인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는 것 같지만 여전히 21세기에도 진행중인 사랑(?)이 아니던가.그 끝 역시 남녀가 함께 혹은 여성만 혹은 남성만이 파멸로 가게 되어지는 사랑이라 이름을 붙인다면 가장 잔혹하고 가장 이기적인 사랑의 범주에 들게 될.그런데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도 여전히 여자들이 더 큰 피해를 입어야 하는 걸까? 샤갈의 그림에서 여인이 더 행복해 보이는 것처럼 읽힌 건 비록 그녀가 불륜이란 죄를 지었지만 적어도 카자르 알 자만 보다는 자신의 사랑에 더 솔직했던 건 아닐까? 샤갈은 그래서 남자를 성숙되지 못한 남자처럼 그린 것은 아닐까.라고 혼자 상상해 보았다. 샤갈의 그림을 재미있게 보려면 아라비안나이트 를 필히 읽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설령 그림을 보며 미적인 감동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라비안나이트를 읽으면서 샤갈의 시선과 나의 시선이 이렇게 다르구나 를 알게 된 것은 기쁜일이니까.그런데 보면 볼수록 묘하게 설득이 되는 기분이 든다 신기하게도~^^
인류의 영원한 고전 아라비안나이트 와 샤갈의 그림이 만났다!
고전을 읽는 재미와 20세기 거장의 그림을 보는 재미를 동시에 안겨주는 책. 천 년 이상 세계 여러 독자들을 사로잡아온 불멸의 고전 아라비안 나이트 와 색채의 마술사 샤갈의 그림이 어우러져 그 관능과 판타지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아라비안 나이트 는 셰에라자드가 샤리아르 왕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들려주는천 일의 밤 하고도 하룻밤 동안 이야기로, 근동의 모험과 탐험, 시적인 이야기와 관능적인 성애가 결합된 총 300여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샤갈이 이 많은 이야기 중 자신의 인생에 중대한 의미가 있는 네 편의 이야기를 특별히 골라 더욱 인상적이다. 연인 사이의 불가분의 연분과 유대, 사랑의 운명적 요소, 연인들의 이별과 재회, 그리고 죽음의 의미를 담은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 책에는 샤갈의 컬러 석판화와 드로잉, 26점의 그림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생생한 색채와 이국적이고 관능적인 판타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샤갈의 석판화는 1948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판화상을 수상하면서 그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